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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재능 가치는? :: 열정 페이 그리고 재능기부
  • 고동영 기자, 양수정 기자, 주다혜 기자
  • 승인 2014.08.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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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스펙을 쌓고, 스펙이 쌓여갈수록 힘이 되는 세상이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 대학생 및 취업 준비생들은 공모전과 대외활동에 참여한다. 하루에도 수 십개의 공모전과 대외활동 정보가 올라올 정도로 수요와 공급이 엄청나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입장에서는 대외활동 서포터즈를 모집해 홍보와 마케팅을 맡기고 대신 기자단이라는 '스펙'을 수여하고, 서포터즈의 입장에서는 '스펙'이라는 이름 아래 쓰이는 한 줄을 위해 길면 반 년 이상을 그 기관, 단체를 위해 홍보와 마케팅을 해준다. 공연이나 문화 쪽에서는 명예 홍보요원, 서포터즈 등 각종 수식어를 붙여 모집한 다음 공연 홍보, 공연장 관리등의 활동을 한 다음 혜택으로는 서포터즈 활동 증명서 발급과, 공연 관람권같이 거의 무보수라는 헤택을 주는 단체들이 점점 많아 지면서, 이제는 공연·문화 쪽의 하나의 관례가 되어가고 있다.

   
▲ 대부분의 대외활동이 기업활동의 일부분에 대학생을 활용하면서, 활동증명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활동들의 보수가 열정 페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보수가 적어도 그 일을 한다'는 열정 페이를 악용해 서포터즈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다.

   
▲ "당신도 혹시 열정으로 페이를 대신하지는 않습니까?"
2012년 발매된 이길호 작가의 '우리는 디씨'에서 한국형 열정 페이 계산법을 소개했는데 그것은 바로 '열정이 있다, 재능이 있다, 재주가 있다' 이 세가지가 해당 될때는 돈을 적게 줘도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 분야에 열정,재능,재주가 있을때에는 오히려 돈을 더 줘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그것을 악용하여 급여를 깎는 것이다.

열정 페이는 단순히 대외활동 만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직장에서도 열정 페이의 이름 아래 노동력을 착취한다. 열정이 있으니 그 열정으로 추가수당없이 야근을 하라는 것이다. 특히 IT업계에서 열정 페이가 늘어가고 있다. 앞서 공연과 문화에서도 열정 페이가 있다고 설명했는데, 창의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직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당한 직원 착취와 작가 고료 미지급으로 '반페이 논란'이 있었던 팝픽 사건이 있다. 바로 일러스트 전문 외주 제작사이자 기성·아마추어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을 모아서 정기적으로 책을 펴내는 전문 출판사 팝픽의 임금 미지급 및 작품 도용으로 인한 사건이다. 당시 팝픽에서 일하던 일러스트들은 능력 부족을 이유로 계약서에 있는 월급이 반으로 깎이는 일명 '반페이' 규정이나, 할당량을 못 채우면 밤샘을 해서라도 업무량을 맞춰야 하는 등의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른바 甲의 횡포인 셈이다.

열정 페이와 견줄만한 재능 기부
'자신이 지닌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강요 받는 재능 기부 ‘재능 착취’로 변질 되어버렸다.

"우리가 이러이러한 좋은일을 하고 있는데, 당신도 재능 기부를 통해 참여해라."
"당신의 예술을 알릴 기회가 있으니, 서로 윈윈이지 않느냐?"

하지만 한 예술가의 경우 '기부' 이기에 이에 필요한 물감 등의 재료들이 지원이 되지 않아, 전부 사비로 구입해 재능 기부에 참여 했다. 한번 더 제의가 들어왔을때는 거절을 했는데, 예술가가 돈을 밝힌다며 비난을 들었다. 이 예술가가 이러한 선택을 하게된 이유는 재능 기부는 당연히 해야 하는, 사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서울 시장 취임식 재능기부 논란
한달 전 7월 1일, 박원순 서울 시장의 취임식이 '시민과 함께하는 취임식'을 주제로 시민들의 재능기부 만으로 실시되었다. 취임식 사회와, 연주, 노래까지 전부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져 취임식 비용이 제로에 가까웠는데, 가뜩이나 강제성을 띄는 재능 기부 형태 라는 논란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 공공기관, 즉 서울시에서 첫 행보를 재능 기부로 시작해 이 역시 논란이 되었다.

물론 서울시에서 행사를 하는데 재능 기부를 요청 한다면 기꺼이 기부를 할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논란이 되는 이유는, 모범을 보여야할 관공서가 모범을 보이지 않아 이러한 관행이 당연시 해진다는 것이다.

'복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게임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사용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렸는데, 강제성을 띈 재능 기부가 이슈가 되면서 이제는 무형의 가치는 공짜라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박혀버렸다. 열정 페이와 재능 기부.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고동영 기자, 양수정 기자, 주다혜 기자  sjk5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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