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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과 픽션의 갈림길에 서다 :: 기황후

   
▲ 최고시청률 29%를 기록한 MBC '기황후'
드라마 편성 전부터 역사왜곡으로 논란을 빚었던 MBC드라마가 지난 달 29일 종영했다. 바로 고려의 공녀출신으로 원나라의 황후가 된 기씨를 소재로 다룬 드라마 '기황후'다.

드라마 '기황후'는 방영 전 기황후와 충혜왕, 원나라 황제간의 삼각관계를 다룬 정치드라마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국을 배신하고 원나라의 황후가 된 기황후와 어머니를 겁탈하고 폭정을 일삼은 충혜왕의 역사적 기록이 알려지면서, 역사왜곡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와 드라마 제작진, 출연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극중 주인공 기황후의 역할을 맡은 배우 하지원은 “가상 설정 부분을 드라마에 가져와야 하는 이유는 지금부터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보시는 시청자들이 좀 더 극적이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기황후의 작가를 맡은 정경순 작가는 "한 여인이 쇠락해 가는 나라 백성으로 원나라에 끌려가 결국 천하를 호령하는 황후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드라마 '기황후'의 마지막회 장면
하지만 드라마의 방영 후에도 역사왜곡 해소되지 않았다. 실제 드라마 상 문제가 되었던 등장인물이 그대로 등장하였으며, 대부분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채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전개되었다. 단지 마지막 회에서 기황후의 집안으로 등장하는 기철일가의 몰락과 기황후가 북원을 건국했다는 짧은 자막이 기황후의 역사적 근거를 대신했다. 드라마 상에서 기황후는 고려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인물로 등장했는데, 실제로는 고려를 배신하고 떠나 고려의 반원정책(反元政策)에 걸림돌이 되었던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역사왜곡 논란이 되었던 드라마 기황후는 사회적 비판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반응은 뜨거웠다. 첫 방송 이후 평균시청률 21.9%를 기록하며,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 매체의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기황후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자극적인 요소와 빠른 전개 등이 인기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기황후의 시청률만 보자면, 역사왜곡 논란이 무색할 만큼 MBC에 많은 광고수익을 남겨주었다.

MBC제작진은 드라마 기황후는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전통사극이 아닌, 팩션(팩트와 픽션의 합성어)사극임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드라마 기황후의 전반적인 내용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전개되어 팩트가 가미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팩션사극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전재 하에 드라마적 요소를 재구성 혹은 재해석을 하는 것일 뿐, 드라마 내용의 전체를 허구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팩션이 아닌, 왜곡에 가깝다. 이러한 드라마도 문제지만, 이러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를 시청한 시청자의 역사의식 부재다. 앞으로 방송가에서는 기황후의 사례를 바탕으로 역사를 왜곡한 드라마가 성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역사왜곡으로 얼룩진 드라마 기황후는 영예롭게 막을 내렸지만, 드라마 제작진과 시청자의 올바른 역사의식과 자세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민아 기자  supersonic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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