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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쌍용, 죽어가는 르노삼성
▲ 르노삼성자동차의 대표 SUV 'QM6'와 쌍용자동차의 대표 SUV 'G4 렉스턴‘

2018년 3월 집계된 지난 2월 국산차 판매량을 보고 자동차 마니아들이 놀랐다. 바로 한국GM과 쌍용자동차의 점유율이 역전된 것이었다. 최근 철수 논란 등으로 한국GM이 휘청거리긴 했지만 아직은 건재하리라 봤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했다.

같은 날 각 메이커에서 밝힌 판매량에 따르면 한국GM 쉐보레는 5,804대를 판매한 반면, 쌍용자동차는 7,070대를 판매하여 현대자동차(50,200대)와 기아자동차(37,005대)에 이어 점유율 3위에 등극했다.

그런데 항상 쌍용자동차와 ‘4위와 꼴찌 쟁탈전’을 치렀던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판매량 5,353대로, 점유율 5위에 추락하고 만 것이다.

 

사실 한국GM 못지않게 르노삼성의 상황이 좋지 않음은 관련 업계에서 꽤 돌고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처럼 큰 노사분규도 없고 철수 언급마저 없었던 르노삼성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에 대해 크게 한국시장에 미흡한 투자, 그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들 수 있다.

먼저 르노삼성은 2000년 9월, ‘르노닛산얼라이언스’에 인수되어 출범한 자동차 메이커로써 ‘SM3’, ‘SM5’, ‘SM6’, ‘SM7’, ‘QM3’, ‘QM6’, ‘트위지’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SM5는 국산 중형차 중 최고로 불리는 ‘쏘나타’를 제대로 저격했던 중형차로 유명했다. 하지만 SM5의 명성도 10년 전 이야기일 뿐 지금은 그저 ‘디자인만 그럴싸한 자동차 회사’로 불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3년, 폭스바겐코리아에서 ‘수입 해치백 전도사’로 불려왔던 박동훈 사장을 영입하여 SM6와 QM6 등을 출시하는 등 반짝하는 인기를 끌었지만, 박동훈 사장이 폭스바겐에 몸담았던 시절 행해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음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0월 르노삼성을 떠났고, 이어서 오게 된 도미니크 시뇨라 대표이사는 박동훈 사장에 비해 아무런 존재감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박동훈 사장 시절 투입될 것으로 보였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와 ‘SM3’를 대체할 후속모델의 계획이 늦춰지면서 현재 르노삼성은 그나마 SM6와 QM6, SM5 등으로 연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더욱이 SM6가 2016년 우리나라 올해의 자동차에 뽑힐 정도의 인기를 끌었으나, 출시 초반 잡히지 못한 잔고장과 품질문제 등이 누적되면서 지금은 앞서 언급한 ‘디자인만 멋진 차’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반면 이번 3위에 오른 쌍용자동차는 얘기가 다르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역사는 긴 편이나 잦은 인수합병, 그로 인한 기술 유출과 평택공장 파업사태 등으로 제대로 만신창이가 되었으나 2010년, 인도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힘썼고, 국내 유일 SUT로 불렸던 ‘액티언 스포츠’와 모기업의 투자로 빛을 보게 된 ‘코란도C’, 지금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티볼리’와 쌍용차 판매량의 견인 역할을 하는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등 SUV 모델에 집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모기업의 투자와 경쟁력이 어떤 결과를 보이는지 현재 국산차 업계를 보면 알 수 있다. 한때 자신(쌍용자동차)을 인수했던 대우자동차의 후신인 한국GM을 따돌리고 판매 3위에 오른 것은 쌍용자동차의 노력, 그리고 좋은 상품성이 뒷받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르노삼성이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려면 과거 어땠는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르노삼성은 쏘나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었고, 디자인, 내구성 등 뭐 하나 떨어지는 게 없는 이상적인 메이커 중 하나였다. 고객 서비스 품질도 뛰어났으며, 그러했던 기반을 토대로 미래의 현대, 기아자동차를 대적할 유력한 경쟁사가 될 것이란 예측이 뒤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전성기 시절 일본 닛산 베이스의 모델을 생산하다가 이후 프랑스 르노 베이스 모델들을 들여오게 되자 차량 정비성이 악화됨과 동시에 내구성도 전 모델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르노 베이스의 모델을 계속 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쌓이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깎아 먹고 말았다. SM5와 SM6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문제를 르노삼성이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닛산 베이스의 모델을 생산하기를 원하지만, 이미 닛산코리아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상황에서 르노삼성마저 닛산 모델을 들여오는 것은 한 지붕(르노닛산얼라이언스) 아래 있는 르노삼성과 닛산 간의 판매 간섭이 우려되기 때문에 반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무조건 닛산 베이스 모델 도입이 해답은 아니다. 기존 르노 베이스의 모델을 최대한 국내에 맞게끔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현재의 르노삼성차들은 아직 국내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자그마한 소모품을 교체하는데도 정비사마저 쩔쩔매는 차를 누가 구매하고 싶을까?

그리고 해외에 의존하는 부품수급도 따져보아야 한다. 어떤 부품은 일본에서, 어떤 부품은 프랑스에서 오는 것처럼 국산화할 수 있는 부품은 제대로 국산화를 진행하고, 수입하는 부품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통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8년, 한국GM의 철수 논란과 르노삼성의 점유율 5위, 그리고 쌍용차의 3위 등극을 보면서 이들 메이커가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본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최대한 빠른 정상화, 쌍용차는 3위에 안주하지 않고 언젠가 현대, 기아자동차와 제대로 경쟁하여 이들을 긴장하게 할 자동차 메이커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백주인 기자  hbs948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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