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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철수설. 정말?”
▲ 한국지엠의 대표브랜드 쉐보레. 1911년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며 국내엔 ‘GM대우’의 뒤를 이어 2011년 공식출범하였다.

지금 세계적으로 자동차업계가 비상이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등 자동차 메이커를 가지고 있는 ‘FCA 그룹’은 무리한 확장 탓인지 미국 GM, 독일 폭스바겐, 중국의 여러 자동차 메이커, 심지어 우리나라 현대자동차그룹에까지 인수 타진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한미 FTA 개정 및 폐기 논란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 진출해있는 ‘한국GM’(이하 한국지엠)의 국내시장 철수설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 여기서 한국지엠은 우리나라 대우자동차를 인수하여 현재 ‘쉐보레’로 불리고 있는 바로 그 메이커. 사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 외에도 ‘캐딜락’과 같은 GM 산하 브랜드 자동차를 국내에 수입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한국지엠의 철수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2년 대우자동차 인수 직후, 2008년 세계경제위기, 최근 GM 해외 기지 철수 등 여러 굵직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한국지엠의 국내시장 철수설은 끊임없이 되풀이되어왔다.

그리고 올해 10월, 산업은행과 GM이 합의했던 ‘한국지엠 지분매각제한 특별결의권’의 시효가 종료되면서 당장 한국지엠이 국내시장을 접겠다 하더라도 한국지엠의 주주로 있는 산업은행이 이를 제어할 방법이 없어지게 되었다. 더욱이 전임 ‘제임스 김’ 사장의 후임으로 등장한 ‘카허 카젬’ 전 인도GM 사장이 인도GM 내수용 공장 철수를 지휘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엔 정말 철수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고, 최근 GM의 행보를 볼 때  호주공장 폐쇄, 유럽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다음 타깃은 국내시장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에 힘이 더해지고 있다.

 

물론 한국지엠은 국내시장 철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위의 여러 사례를 봤을 때 올해가 가장 고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또한 최근 국내 자동차 판매 저하와 노조문제, 신차 ‘크루즈’의 부진, 이에 따른 군산공장 가동률 저하는 한국지엠 철수설에 점점 부채질 하는 꼴이 되고 있다.

여기서 국내시장 부진은 그동안 한국지엠이 국내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결과다. 쉐보레의 대표모델인 준중형 세단 ‘크루즈’의 경우 2008년 11월 출시했던 1세대 ‘J300’의 후속 ‘J400’이 2014년 중국을 시작으로 2016년 세계시장에 출시했음에도 국내엔 2017년 1월에서야 출시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신차에 인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더욱이 다양하지 못한 파워트레인 구성, 안전사양 차별 논란 등 도리어 과거 쉐보레의 강점으로 주목받았던 점들이 단점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거기에 차량 가격이 경쟁 모델보다 부담스럽다는 논란이 일자 출시 3개월 만에 가격을 인하하면서 애초에 가격정책이 잘못되었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이미 출시되어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모델들이 국내에는 진출하지 않거나 국내공장이 아닌 해외공장에서 수입해오는 경우 등을 따졌을 때 한국지엠이 국내시장을 소홀히 생각하고 있다는 소문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노조와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개입해 여러 비리가 발생하였고, 올해는 임금 관련 파업을 진행하여 사측과 노조의 관계가 좋을 수가 없다.

여기에 군산공장의 경우 현재 생산하는 크루즈, 올란도 등의 판매가 신통치 않고, 특히 올란도는 2011년 출시 후 현재까지 후속모델이 정해지지 않아 올란도가 단종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군산공장 가동률이 더욱 떨어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노동자들과 군산 지역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자. 정말 ‘한국지엠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이다. 최근 카허 카젬 사장은 사내 e-메일을 통해 현재 한국지엠이 위와 같은 어려움에 산적해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과 생산 전문성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 출범한 쉐보레 브랜드가 단숨에 국내 3위의 브랜드가 된 점, 전 세계 쉐보레 브랜드 시장 중 우리나라가 다섯 번째로 크다는 점을 들면서 한국지엠 회생과 경쟁력 강화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즉, 국내시장 철수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번 카허 카젬 사장의 국내시장 철수는 없다는 답변과 함께 한국지엠은 다시금 국내시장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당장의 판매 저하는 어쩌면 장기간 대응해야 할지 모른다. 당분간 신차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신뢰’다. 한 예로 쉐보레의 대표 중형세단인 ‘말리부’를 들 수 있다. 말리부의 경우 실내외 단차, 실내 천장 누수, 인포테인먼트시스템(내비게이션, 오디오 등) 마비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나 쉐보레는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말았다. 특히 천장 누수는 문제제기 초반 인정하지 않다가 피해 소비자들이 속출하자 뒤늦게 무상수리를 결정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이러한 일이 생긴 후 쉐보레도 결국 우리나라만 들어오면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한다는 등 비판을 받았고, 결국 그간 일궈놓았던 신뢰도를 깎아먹고 말았다.

신뢰뿐만 아니라 한국지엠이 국내시장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선 국내시장 투자가 필요하다. 앞서 군산공장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올란도가 단종될 경우 군산공장은 크루즈 한 차종만을 생산하게 되어 가동률 저하가 불 보듯 뻔하고, 특히나 당분간 신차 계획이 없는 한국지엠이 해외시장에 팔리고 있는 경쟁력 있는 차량들을 들여와 군산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면 군산공장 내 생산 물량 확보는 물론, 신차출시로 인한 경쟁력 제고까지 노려볼 수 있다. 또한 쉐보레 브랜드로 팔리는 모델 중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출시를 원하는 차량들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수요예측, 가격정책만 잘 맞아떨어진다면 여러모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한국지엠 쉐보레가 순수 대한민국 자동차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신진자동차’시절부터 대한민국의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어왔고, 한국지엠에 근무하는 우리나라 직원들, 그리고 협력사까지 생각한다면 한국지엠이 우리나라에서 철수할 경우 생기는 도미노현상은 상상하기 끔찍하다. 한국지엠 당사자가 철수설에 대해 반박한 만큼 이제는 힘을 실어줄 때가 아닌가 싶다. 잘하는 것에는 칭찬을, 못하는 것에는 비판을 통해 건강한 자동차 메이커가 되기를 바란다.

백주인  hbs948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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