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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기이한 꽃 - 2부

 

갱년기에 도달한 엄마는 예민해 보였다. 엄마의 잔소리 덕분인지 모든 상황이 평범한 것 같았고 아직 까지 변한 이 상황들이 실감 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학교가 없어져도 일상생활 속의 시간은 평범하게 계속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2부>

방 안으로 들어가 나는 다시 꽃을 찾았다.

“(꽃에게 속삭이며) 학교에 안 가니까 모든 걱정도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고, 돈이란 것도 없어졌으면 좋겠어.”

이 소원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원이라고 혼자 생각했다. 이것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꽃에게 속삭이는 순간 빛을 통해 또 다른 2차원적 공간이 보인다. 정체 모를 남자와도 같이.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 드립니다. 걱정과 돈, 없어졌으면 좋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답만 들으면 바로 사라지는 그 남자 대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지루하고 걱정 속에 가득 찼었던 일상을 뒤집을 수만 있다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기분 좋은 생각들을 가지고 오늘 하루 마감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겐 여유란 없었던 시간 속에서 자유를 느껴볼 수 있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침대 위에서 천장 그리고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군것질하면서 빈둥빈둥. 마치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대로 눈을 감았다 떴다. 그런데 또 하루가 지나가고 해도 하늘 위에 떴다.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았다. 목이 너무 말라 거실로 나가 물을 먹고 싶었다. 여전히 상황은 그대로였다. 잠이 덜 깼는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돈을 없애달라는 나의 소원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 사고 싶었던 물건들이 정말 많았는데 드디어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로 가득 찼다. 그 후 그것들을 사기 위해 서둘러 밖을 나갈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뭔가 여자로서 꾸미고 싶은 날이었다. 오랜만에 치마를 입고 화장도 하고 신발장 깊숙이 구두를 꺼내 신어 밖을 나왔다. 하지만 언제나 바빠 보였던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자유롭게 자연과 함께 뛰어노는 세상이었다. 나의 소원들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 보여 신이 났다.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다. 첫 번째 계획으로 먼저 백화점에 향하는 길이었다. 가는 도중, 핸드폰 가게가 내 눈앞에 보였다. 출시 예정이었던 핸드폰이 있었는데 아마 오늘 출시했을 것이라 예상한다. 요즘 스마트 시대에 있어서 스마트폰은 필수다. 그렇기에 나는 핸드폰부터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고 핸드폰도 존재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텅텅 비었는지 모르겠다. 발걸음을 옮겨 다른 가게에도 들어가 보지만 역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리둥절했다. 나는 실망한 마음으로 혹시 몰라 백화점으로 향했다. 여기 또한 아무 물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나가던 늙은 행인에게 물었다.

“왜 이곳에 아무 물건도 있지 않은 것입니까?”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대답한다.

“지금 무슨 소리인 건가 몇 년 전부터 물건이란 것은 없었네.”

“어떤 상황인거에요?”

“어떤 상황이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네.”

이해할 수 없는 소릴 하곤 떠나갔다. 그의 뒷모습은 매우 쓸쓸해 보였다. 지금 바뀐 이 세상을 받아들이긴 아직 생각의 정리가 되질 않았다. 적응이 되질 않아서 그런 건지 혼란이 왔다. 그래도 걱정은 없었다. 스스로 그동안 원했던 소원을 빌었기 때문이다. 사고 싶었던 물건은 사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마음 한구석 다시 소원을 말하면 된다는 안심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어떤 마트에서 사람들끼리 난폭한 소동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로, 밭에서 가져온 음식들이 들어왔는지 서로 자신들이 먼저 가져가기 위해 난폭해져 있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필요한 모든 물건 또는 음식들이 사라지자 전국적으로 그에 대한 가치는 선착순인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지만 돈이 사라졌으니까 그럴 듯싶었다. 집에 도착하고 시간이 지나 나 또한 슬슬 배가 고파왔다. 나는 이 배고픔이 느껴지는 것이 싫었다. 난폭해지는 사람들을 보아서 그런지 더더욱 싫어졌다. 그렇기에 다시 방으로 들어가 꽃에게 속삭이며 또 다른 소원을 빌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배고픔이라는 느낌이 사라졌으면 좋겠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힘든 일도 없어졌으면 좋겠어.”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었다. 나 또한 사람인지라 소원이 하나 두 개씩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왜라는 질문 없이 그리고 맥락 없이 세상은 많이 변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 스스로 빌었던 소원이기에 이것 또한 색다른 세상을 사는 기분이 들었고, 현재 이 상황을 즐기기를 위했다. 예전의 내가 어땠었는지조차 까먹을 정도로. 소원을 빌고 난 두 번째 밤을 마주했다. 앞으로 배고픔이라는 느낌이 사라져 더 이상 사람들끼리 난폭해지지 않을 세상을 바라면서 나는 다시 또 스르륵 깊은 잠에 빠졌다.

오늘은 꽃을 발견한 지 세 번째 날이다. 날이 밝았다. 이 꽃을 발견하고 소원을 빌었던 것도 굉장히 오래된 것 같았지만, 시간은 많이 흘러가진 않았다. 일어나자마자 보랏빛이 도는 저 기이한 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꽃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오늘 하루 아름다운 꽃을 보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기로 생각했다. 그리하여 방문을 열고 나갔지만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나 시끌벅적했었던 가족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현재 걱정이 사라진 상태여서 그것은 왜인지 몰랐고 깊은 생각에 빠지지도 않았다. 또한, 배고픔에 대한 느낌이 사라져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조차도 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거실을 왔다 갔다 하다 곧바로 화장실로 향해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욕조에 물을 받고 따뜻한 수증기와 함께 한 몸이 된 듯 예전과 다른 기분을 가지며 상쾌한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이제 화장실을 나와 시원한 공기를 통해 몸을 식히며, 옷을 갈아입고 콧노래를 불렀다. 나른한 기분으로 소파에 앉았지만, 주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일시적으로 가족들이 생각났다. 문득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 이 기분도 일시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빈둥빈둥 뒹굴다 다시 나는 밖으로 나갔다. 역시나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 다른 풍경이었고 어제까지만 해도 자연과 함께 뛰놀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름대로의 뿌듯함을 가졌다. 하지만 오늘의 아침 밖은 공허했고 그동안 내가 어떤 소원들을 빌었었는지 모르겠다. 분명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던 긍정적인 소원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학교가 없어졌고 돈이 없어졌으며 걱정과 배고픔의 느낌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함까지 없어졌다. 이런 공허한 기분은 잠시뿐일 수 있겠지만 문득 나는 이것에 대해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제 지나가던 늙은 행인의 말이 떠올랐다.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것은 공허했고 바람만의 내 곁에 존재했다. 이 기분에 의해 이것은 또 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돈이라는 것이 존재했을 땐 미래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하고 발전이 있었지만, 어느 날 없어지고 나니 더 이상의 발전이 존재하지 않게 된 것 같다는 늙은이의 말이 이해가 된 것이다. 그 후, 주변 사람들이 왜 존재하지 않게 됐는지도 알 것 같았다. 이것을 깨우친 순간 모든 내 소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학교가 사라져 좋은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도 함께 없어졌고, 걱정도 사라지니까 생각의 희망을 잃게 되었고, 배고픔이라는 것도 없어져 미각의 행복조차 잃어가고 있었다는 것들이다. 또한,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은 깊이 숨어 버린 것이다. 가족조차도. 보이는 그대로의 소원을 말하게 되면 얻는 것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잃어버리는 것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아버린 나는 평범하고 지루하기 다름없었던 일상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걱정은 사라졌지만,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고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 그저 평범했었던 일상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결국, 이런 거였구나... 저 이상한 꽃을 버려야겠어...”

아름답지만 이 꽃을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화분에 잘 심어져있던 꽃을 뿌리째 뽑아서 아예 버려버렸다. 더 이상의 소원을 말하게 된다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앞으로가 무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저 겉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것에 끌려 이 꽃을 가져갔었던 나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공허하고 차가운 도시들로 행복함만을 누릴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상상이었고 망상이었다. 아직까지는 큰 불안감은 없었다. 그냥 단지 무서웠고 주변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와 닿았다. 그리고 다시 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땐 차라리 엄마의 목소리와 아빠의 잔소리와 함께 따뜻한 밥상 위에 가족들과 마주 앉아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맞는 아침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두운 생각은 어둠을 만들기에 마음속 깊숙이 한 자루의 촛불을 켜고 싶은 마음으로 과거의 일상들을 다시 한 번 회상해본다. 그리곤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 가버렸다.

“꽃을 발견한 지 사흘째 되는 날인가....”

거실로 나가 보지만 아무 변화는 없는 것 같았다. 텔레비전도 틀어 보고 창밖을 내려다보지만, 방송조차도 하지 않았고 아무도 아무런 물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을 알아챈 순간 더욱더 공허함이 몰려왔다. 꽃을 어떻게 해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그냥 단순하게 그 기이한 꽃을 들고 처음 봤었던 골목에 다시 심으면 될 것 같은 추측을 해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그 꽃을 들고 그때 새로 봤었던 골목을 찾아 정신없이 길을 나섰다. 차가운 도시 속의 거리를 뛰어 어느 낯선 골목으로 들어가 그 꽃을 다시 심고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았다. 언제나 바빠 보였던 사람들은 없었으며, 또 언제나 들려왔던 도심 속 복잡한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배경에서 내 자신을 후회하고 한탄하고 있는 마음이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나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으로 속상하고 눈물이 흘렀다. 그 순간 처음 그때처럼 빛을 통해 이곳은 골목 안이지만 또 다른 공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색 망토를 뒤집어쓴 정체 모를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 나도 그에게 다가갔다.

“모든 것은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현실에서도 충분히 만족하며 잘 살아갈 수 있단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점을 깨달았으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무슨 말인 거죠? 제발 자세히 좀 말씀해 주세요.”

“아직도 잘 모르겠니? 너 자신 스스로 모든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은 말을 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처음으로 나에게 직접 말해주었다. 이것은 내 마음의 변화로 인해 그는 입을 열어 말해 주었던 것 같았다. 그와의 이야기로 생각해본 결과 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생각들이 기이한 꽃을 통해 그에게 전달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제나 나에겐 고민이 많았던 밤에 마음속 깊숙이 “결정”이란 친구가 존재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다. 어떠한 형태가 존재하지 않았고 모든 사람들 또한 곁에 두게 되는 친구라 할 수 있다. 이 친구로 인해 좋은 결과 그리고 좋지 않은 결과로 나뉜다. 사람이라면 수없이 많은 고민들과 결정으로 인생의 방향을 잡아 걸어 나아가기 때문이다. 나는 요번 이 기이한 꽃으로 인해 내면의 세계로 들어온 것 같았다. 그 남자는 정체 모를 남자가 아니고 나의 깊은 내면속 안에 존재했던 걱정과 같은 친구였다. 예전의 나를 다시 되돌아보면서 깊은 밤 늘 그 친구와 함께했고,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로 세상에 대한 아픔들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늘 좋은 모습으로 남겨지기를 바랐고, 항상 앞으로의 일들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 기이한 꽃을 통해 나에게 알려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기이한 꽃을 가지고 어떻게 아무리 한다 해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지긋하게 꽃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골목을 터벅터벅 걸어 나가 현재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 예전으로 돌아갈 것을 마음먹었다. 하지만 아직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 나름대로의 생각과 깨달음을 가져 예전과 다른 나의 일상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기는 차가웠고 고요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 기분에 눈물이 흘렀고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냈던 옛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지루하고 부정적인 생각들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 깨달아 본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부모님과 함께했었고 따뜻한 가족의 사랑으로 하루를 시작했었다. 고급스럽고 멋진 곳은 아니더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함을 가졌었고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림을 느껴보고 사랑에 빠지기도 했었다. 듣기 싫은 수업시간이었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키득키득 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 사소한 즐거움을 느꼈었고 어디서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재밌는 추억을 남겼었다. 날씨가 화창한 주말, 집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침대 옆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나른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았을 때와 비 오는 날 감성적인 노래를 들으며 한껏 감수성에 취해보기도 했었다. 시험 기간은 매우 힘들었지만, 점수라는 결과로 뿌듯함을 안겨주었고 친구들의 작은 칭찬으로도 기분은 달라졌었다. 쉬는 날에는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면서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마음 한 구석에 존재했던 상처들도 나름대로 치료받곤 했었다. 꾸미고 싶은 여자의 마음에서도 그동안 사고 싶었던 예쁜 옷이나 가방을 산다면 그로써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지친 일상으로 집에 왔다면 따뜻한 가족의 품속에서, 포근한 이불 속에서 보이지 않는 편안함을 가져 다 주었었다. 그 밖에 우리는 일상 속에서 아주 사소한 행복들이 존재했다. 비록 작지만 언제나 내 곁에 존재했었고 스스로 행복을 깨닫지 못한 나에게 후회를 안겨줬다. 앞으로 달라질 나의 수많은 생각들을 가득 안고 어느 순간 집에 도착했다. 몸은 너무 피곤했고 모든 것을 깨우쳐 자연스럽게 다시 잠에 빠질 수 있게 되었다. 짧았던 순간이지만 길고 긴 여행을 다녀와 하루를 마감하고 좋은 꿈을 꾼 듯 기분이 좋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 뺨 위에 눈물이 흘렀다. 그리곤 눈을 지긋하게 떠보니 시끌벅적 한 친구들이 있는 그런 교실 안이었다. 이 상황들이 이상하진 않았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하루하루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소소한 행복을 찾고 현재를 만족하며 앞으로 새 삶을 살아 나아가기 위할 것이다. 모든 것은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며, 좋은 일이 있다면 나쁜 일도 존재하는 것이 삶의 이치인 것 같다. 단지 여기서 어떠한 가치관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마다의 차이인 듯싶었다. 예전의 나와 달랐다. 그 순간 내 핸드폰에서는 알림이 울렸다. 사랑하는 엄마에게 메시지가 왔다.

“슬이야 우리 집 뒷마당에 보랏빛이 도는 예쁜 꽃들이 가득 펴있어. 혹시 무슨 꽃인 줄 아니? 너무 예뻐서 사진 찍어 보내^^.”

라는 메시지였다. 나는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현재 이 순간은 소중했다.

이유리 기자  eyuri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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