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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기이한 꽃 - 1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유리 단편소설

 

주제 :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겹고 현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할 때, 정말로 하고 싶은 일 들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얻는 것도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부정적이었던 현실을 다시 긍정적인 현실로 깨닫게 된다.

기획의도 :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현실이 지루하고, 지겹고, 매일 똑같은 패턴으로 흘러간다. 라는 것을 생각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으로 실제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나 소원이 있다면, 그것들이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것을 알려 줄 수 있고,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는 그런 의도가 담겨져 있다.

 

 

 

<기이한 꽃-1부>

 

 내 이름은 이슬. 대학생이다. 집 바로 옆에 고등학교가 있어 매일매일 똑같은 학생들을 보며 나 또한 등교한다. 모든 학생들처럼 학교에서 수업 받고 밥을 먹으며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평범한 일상들을 보낸다. 다른 학생들과 다른 점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지하철에 이어 KTX를 타고 등하교를 한다는 점이다.

오늘은 1교시 수업으로 인해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야 한다. 씻고, 밥 먹고, 옷을 입으며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역시나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모두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았다. “(음악 소리가 나오며)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자리에서 한걸음 물러나 주십시오.” 더운 날씨에 이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담겨 있는 지하철 안에 들어가는 순간에 나는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것이다. 마음 속 깊숙한 공간 속에 색다른 세상을 살아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망일 뿐 이다.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을 이어 가득 안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수많은 사람들로 지나쳐 서울역에 도착했다. 등교시간의 여유는 없었다. 열차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나는 또 부지런히 KTX에 탑승하러 간다. 여전히 KTX 안에는 회사원들이 북적했고 승무원들도 존재했다. 도착 30분가량 걸리는 시간 속에서 이어폰 안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오늘 강의에 배워야 할 것들을 예습했다. 익숙한 거리를 지나 우여곡절 학교에 도착했다. 강의실에도 도착했다. 시끌벅적한 강의실 안에서는 친구들의 이야기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어제 그 드라마 봤냐?”

“(한숨을 쉬며) 나 어제 학교에서 과제 하다가 늦게 집 들어가서 못 봤어.”

“어제 대박!”

“말하지 마! 스포 하면 때린다? 조용히 해라.”

여자든 남자든 끝도 없는 20대들의 대화 속에서 교수님의 강의는 시작됐다. 점차 시간이 흘러 한 과목의 강의가 끝나가니까 배가 매우 고팠다. 동기들에게 나는

“학식 먹으러 갈까? 배고파 죽겠다.”

라고 물어봤다. 그것을 동의한 친구들은 수업을 마치고 다 같이 밥을 먹으러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여자들의 대화 속에선 이성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나 어제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 만나서 술 한 잔 했는데 헌팅이 들어왔거든? 근데 헌팅 한 애들 중 1명이랑 번호 교환했다~ 지금 계속 연락 오네....”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잘생겼어?”

라고 물어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누군가 만나기 위해선 잘생기고 예뻐야 좋아한다. 물론 나도 잘생긴 남자와 함께 있으면 좋다.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도 우리는 남녀 사이에 눈빛만 통한다면 번호를 주고받곤 하는 피 끓는 청춘 20대이다. 이러한 것들 또한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행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여자들끼리의 수다로 이어 학교에 있는 시간들이 지나가는 줄 모르고 하루의 절반이 흘러갔다. 그리곤 오늘의 마지막 강의가 시작됐다. 이 과목의 강의는 지루하기로 소문난 강의이다. 전 시간의 시끌벅적한 강의실이었던 것과 달리 교수님의 목소리와 함께 고요한 숨소리만 울려 퍼져 나아갔다. 정말 그냥 자는 학생도 있었고, 중간에 나가버리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졸음을 참으며 마지막 강의를 최선을 다해 청강한다. 보이지 않는 학점이라는 큰 무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다. 수업이 끝날 시간만을 기다리며 시계를 바라본다.

“끝나기 10분전....

5분전....

3분전....

1분전....

끝!!!!!“

드디어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학생 신분에 대한 시간은 지나갔다. 노을이 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각, 나는 다시 열차에 승차하기 위해 걸어간다. 가는 도중 전화가 왔다. 바로 동기들끼리 술 한 잔 하자는 연락이다. 청춘 속에서 역시나 술은 빼놓을 수 없었다. “슬이야 우리 지금 은행나무가게 안인데,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때! 너 보고 싶어 해 다들.” 이미 그들은 흥에 달아올라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 생일날 별로 좋지 않은 기억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 술로 인해 좋지 않은 기억들이 존재할 거라 애써 생각한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술은 먹고 싶지 않았다.

“어…….나 집에 가서 과제해야 할 것 같아. 통학하니까 지금 출발해도 도착하면 저녁이야. 힘들 것 같아…!” 라고 나는 거절했다.

“아 뭐야!!! 다 모였는데 너만 안 오기야?!”

친구가 아쉬워하며 화를 냈다. 하지만 징징대는 걸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술자리에 누군가 한 명 더 온다면 그들은 그냥 이유 없이 즐거워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거절한 것에 대해서 찝찝한 기분이었지만, 다시 집을 가기 위해 부지런히 시간 맞춰 KTX에 탑승했다. 서울역에 도착하고, 또 수많은 사람들 속을 지나쳐 동네에 도착했다. 피곤함에 지쳐 오늘 하루도 만족할 수 없었다.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내일도 이렇게 하루가 흘러갈 것이라고 스스로 단정 짓는다. 지루한 하루를 한탄하면서…….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익숙한 길을 걷는 도중, 새로운 골목길이 보였다.

“처음 보는 골목인데…?”

호기심에 이끌어 천천히 그곳에 다가가 봤다. 그곳은 신기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곳이었으며, 마치 나를 불러들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더욱더 깊숙이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 모두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던 공간이었다. 노을빛을 지나 기나긴 골목 끝에는 보랏빛을 띠는 기이한 꽃 한 송이가 펴져 있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주변을 살펴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옆에 쪽지가 접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지 두근거렸고, 현실인지 아닌지 구별이 되질 않았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 쪽지를 조심스레 펴봤다.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 드립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

이게 뭐지?...”

평범한 일상생활에 있어서 이런 경험 그리고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쪽지에 적힌 내용은 믿지 않았다. 하지만 꽃은 너무 아름다워 집으로 가져가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게 부풀어 차올랐다. 그 꽃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 같기 때문에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마치 꽃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집에 도착한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엄마 그리고 일을 마치고 들어오신 아빠가 나를 반갑게 반겨 줄 것임을 알고 있다. 종교적 신념이 강한 엄마는 낯선 곳에서 무언가 주서 들고 오면 그 기운에 의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들고 있는 이 꽃을 밖에서 주어왔다는 것을 보신다면 잔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은 예상이 들었다. 거짓말을 하기엔 너무 뿌리째 뽑힌 추한 겉모습으로 할 수 없었다. 잔머리를 굴린다고 한들 가방 속에 꽃을 숨기고 집에 들어갔다.

“우리 슬이 왔구나. 밥은 먹었어?"

엄마는 항상 나의 배고픔 여부를 물어본다. 하지만 대답보다는 머릿속엔 꽃을 화분에 서둘러 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차 방안에 곧바로 들어갔다. 마침 지난 생일날 선물 받았던 화분이 존재했었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책상 구석에 있었던 것을 다시 꺼내어 본다. 원래 있던 꽃을 뽑고, 다시 흙을 정리하며 가져온 꽃을 심었다. 여전히 이 꽃은 보랏빛으로 아름다웠다. 가만히 꽃을 바라보고 있다가 무심코 무시했었던 쪽지에 적힌 문구가 떠올랐다.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밑져야 본전이니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꽃에게 속삭이며) 학교가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런데 말하는 순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 집 안이지만 빛을 통해 또 다른 우리 집안의 공간이 보였다. 그리고 처음 보는 정체 모를 남자도 보였다. 검은색 망토를 뒤집어썼지만, 체격은 남자 같았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보는데도 왠지 모를 익숙함이 존재했다.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 드립니다. 학교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까?”

나는 대답했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가요..?”

정말 어리둥절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진 것 같아서이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곤 빛과 함께 사라졌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당황스러운 이 기분을 안고 꽃을 다시 바라보며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누군가 지금 나의 이 모습을 보고 있다면 아마 나를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밥을 먹으라고 소리치는 엄마의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져 들려왔다. 깜짝 놀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소리로 대답했다.

“나갈게!!!!나가요!”

식탁에 앉아 엄마가 차려 준 맛있어 보이는 밥과 반찬들이 보였다. 하지만 넋이 나간 모습으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그 모습을 바라본 아빠가 나에게 말한다.

“요즘 뭐 힘든 일 있니? 여보 얘 비타민 좀 챙겨 먹여 좀 심각해 보인다.”

그렇게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잠깐 다른 생각 좀 하느라"

아무 일 없었던 것이라 생각하고 체념하기로 다짐했다. 나는 다시 평상시 지내왔던 정신으로 돌아와 밥을 배불리 먹고 화장실로 향했다. 조금 전 그 장면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지만, 무시하고 깨끗하게 온몸 구석구석 씻고 잘 준비를 하기 위했다. 오늘 하루 좀 이상한 하루였다. 하지만 다른 날보단 특별한 하루인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찝찝한 마음을 가지고 나는 잠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고 그렇게 하루를 마감했다.

아침 8시, 스마트폰에서 모닝콜이 울려왔다. 대서가 지나 입추가 왔는지 날씨는 시원하고 화창해 보인다. 가을이 다가올 것 같은 기분으로 푸른 하늘 위에 뜬구름은 맑아 보였다. 오늘도 역시 등교를 해야 한다. 비몽사몽 잠을 깨기 위해 나는 창밖을 바라봤다. 언제나 그랬듯이 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할 줄 알았다. 하지만 휴교인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여기서 나는 어제와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소원을 빌었던 것과 연관이 있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별로 신경은 쓰이진 않았다. 평상시대로 나는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고등학교가 사라진 것을 직접 눈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너무 놀랐다. 그냥 정말 학교만 사라지고 땅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가 없어졌는데…? 학교가 정말로 없어졌을까?”

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다시 집으로 향해 들어갔다. 지금 이 순간의 기분을 숨기고 애써 태연한 척 뉴스가 궁금했다. 허둥지둥 텔레비전을 켜보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범하게 시간은 흘러간다. 나 때문에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서 불안했다. 하지만 혹시 라는 생각으로 다시 학교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어제와 같은 길을 걷고 있어도 현재 나의 기분은 달랐다. 주변은 아무 일 없는 듯이 사람들은 언제나 바빠 보인다. 하지만 그 중엔 교복을 입은 학생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은 언제까지나 나의 추측일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 후, KTX를 탑승하고 학교에 도착했을 때, 세상에 이것이 무슨 일인가. 정말 학교가 있었던 곳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여기도 땅만 있을 뿐. 현재 나의 기분은 좋기도 하고 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동기들과 함께 나눠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먼저 제일 친하게 지내왔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선아 나 강의 들으러 왔는데 학교가 없어!!! 나 지금 너무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아!! 근데 있잖아 이게 어제 내가 어떤 골목길에서.....”

하지만 친구는 나를 기억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누구세요……? 학교라뇨 제 번호는 어떻게 아셨어요?”

“나 슬이야 이슬!”

“슬이라는 사람 모르고요. 잘못 전화하신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나는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정말 학교가 사라진 것이다. 그 또한 소원을 이뤄 준다는 메시지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나만의 상상의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색다른 현실을 받아들이고부터인지 불안하고 당황했던 마음은 사라졌다. 기분 좋게 지금부터 나만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상 속에 가득 찬 계획을 세우면서 현재 이 계획대로라면 학교가 사라져도 나에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단지 시간만 여유로워질 뿐.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소원을 한 번 더 빌어 보는 것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집에 도착했다. 돌아오자마자 엄마는 나에게 소리쳤다.

“아침부터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는 거야!? 그 정신으로 집안일 좀 도와.”

갱년기에 도달한 엄마는 예민해 보였다. 엄마의 잔소리 덕분인지 모든 상황이 평범한 것 같았고 아직 까지 변한 이 상황들이 실감 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학교가 없어져도 일상생활 속의 시간은 평범하게 계속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리 기자  eyuri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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