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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이야기 (Y Car부터 EF까지)”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는 1904년 당시 고종황제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들여온 ‘캐딜락’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국제차량주식회사의 ‘시발’이 현재의 자동차와 비슷한 형태로 제작되었고 현대, 기아, 신진, 하동환 등의 업체가 출범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국산차 열전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 1세대 ‘소나타’의 기본 모델이 된 ‘스텔라’ 사진출처:현대자동차 홈페이지 H라이브러리
▲ ‘소나타’의 첫 지면광고. 실패했던 탓일까? 한동안 현대차는 1세대 소나타를 쏘나타 계보에서 빼놓기도 했었다. 사진출처:현대자동차 홈페이지 H라이브러리

 

 

 

 

 

 

 

 

 

이런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차량이 바로 현대자동차 ‘쏘나타’이다. 쏘나타는 사실 ‘스텔라’라고 불리는 승용차부터 언급해야 한다. 스텔라는 1984년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중형세단으로, 출시 초 1.4L급 소형 엔진을 탑재하고도 중형급 크기의 세단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배기량으로 자동차 관련 세금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작은 배기량의 엔진으로 큰 승용차를 만들었으니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더욱이 차량 디자인에 유명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을 맡아 스타일도 좋은 평을 얻었다.

이러한 인기 속 현대자동차는 최대 경쟁모델이었던 대우자동차 로얄 시리즈에 대항하기 위해 스텔라 기반의 고급 세단을 준비한다. 그것이 바로 1985년 11월 출시한 1세대 ‘소나타’이다. 당시 기술제휴 관계였던 미쓰비시의 1.8L, 2.0L 시리우스 엔진과 5단 수동 변속기, 4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하였고, 크루즈 컨트롤, 뒷좌석 파워 시트 등 고급 편의 사양을 적용했지만 앞서 언급했던 작은 배기량으로 똑같은 디자인의 스텔라가 있는 마당에 1.8L, 2.0L급 엔진을 얹어 값만 비싼 소나타는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수 없었다. 더욱이 소나타라는 이름처럼 ‘소나 타는 차’라는 오명까지 생겨 소나타는 출시한 지 약 2년만인 1987년 12월, 비극적인 단종을 맞이하고 만다.

▲ 현대자동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2세대 쏘나타 [Y2]. 본격적으로 ‘쏘나타’라는 브랜드를 알리게 해준 현대로선 매우 고마운 차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Autowp.ru, Hyundai Sonata

나름 고급세단으로 출시했던 소나타가 실패하고, 현대는 후속 모델 개발에 돌입한다. 당초 이전 모델을 참고하여 앞엔진 뒷바퀴 굴림(FR) 기반으로 개발을 시작했지만 당시 트렌드는 앞엔진 앞바퀴 굴림(FF) 방식. 현대는 이젠 FF가 대세라 생각하고 구동방식을 바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보통 구동방식이 달라지면 설계 자체를 다시 변경하게 되는데, 개발과정이 길어지고 관련 비용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뻔했지만 그만큼 성공해야 한다는 집념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프로젝트는 현재 ‘대한민국 대표 중형세단’이라는 타이틀의 초석이 되는 Y2 프로젝트다.

사실 Y2는 쏘나타라는 이름을 쓸 생각이 없었다. 소나타의 실패로 이미 동일한 이름을 쓰기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었으나, 신차 명칭 선정 과정에서 해외 딜러들의 ‘SONATA’라는 브랜드에 더 가치가 있다는 요구에 결국 Y2는 1988년 6월 쏘나타(SONATA)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1986년 출시한 1세대 그랜저를 능가하는 크기와 실내 공간, 뛰어난 편의사양 등으로 쏘나타는 단숨에 중형차판매 1위를 거머쥔다. 곧 사골에 판박이 수준이었던 대우 로얄 시리즈를 대체하는 신형 중형차로 주목받았고, 같은 해 개최된 88서울올림픽 공식업무 차량으로 지원되면서 유명세를 더하게 된다. 비록 수출형 모델이었지만 대형 3.0L V6엔진을 적용한 모델이 출시된 첫 쏘나타이기도 했다. 이후 국내시장엔 1.8L와 2.0L 모델만을 내놓다가 1990년, 그랜저에 적용되던 2.4L 엔진을 적용한 ‘쏘나타 골든팩’모델을 출시함으로써 국내에도 2L급을 초과하는 대형 라인업을 갖춘 첫 중형세단이 되기도 했다. 1991년 출시한 Y2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쏘나타’는 지금의 현대자동차 CI인 일명 ‘H엠블럼’이 적용된 첫 차량으로 불린다. 이어 중형택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쏘나타 최초의 영업용 LPG 모델이 추가된다. 이듬해 1992년, 국산 중형차 최초의 DOHC 방식의 엔진이 적용된 2.0 GOLD 모델이 출시되었다. 4채널, 4센서 방식의 최신식 ABS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된 첫 쏘나타로 기록되었다.

 

1993년, 쏘나타 계보 중 최고라 불리는 프로젝트명 Y3, ‘쏘나타Ⅱ’가 출시된다. 각진 디자인이 주였던 국내 자동차 디자인에서 그간 보지 못했던 유선형을 띤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퀄라이저 CD플레이어기능 카 오디오, 전자식 서스펜션 등 당시 최고의 편의사양들이 적용되었고, 국산 중형세단 최초로 운전석 에어백을 적용하여 운전자 안전에도 신경 썼음을 보여준다.

1995년, 쏘나타 브랜드가 최고의 끝을 달리던 때에 ‘타도 쏘나타’를 외치며 기아자동차에서 ‘크레도스’를 출시한다. 쏘나타Ⅱ 못지않은 디자인과 편의사양으로 큰 돌풍을 일으키자 쏘나타도 견제를 시작하는데, 그 대응책이 1996년 출시하는 쏘나타Ⅲ이다. 완전히 새로운 차처럼 홍보 했으나 어쩔 수 없는 페이스리프트모델로서 디자인적 변화는 전면부와 후면부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기존 쏘나타Ⅱ의 디자인이 뛰어난 탓도 있었겠지만, 크레도스의 돌풍이 제법 컸던지라 현대도 적잖이 당황하여 급하게 터치한 수준이라는 평이 있다. 기존 쏘나타Ⅱ에서 지적되었던 N.V.H(소음)대책과 트랜스미션 오일쿨러, 뒷좌석 스키스루 등을 적용하여 파워트레인과 편의사양을 보강하였다. 하지만 다음해인 1997년, 대우자동차에서 프린스 후속 모델 ‘레간자’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중형세단 3파전이 시작되었고, 곧 경쟁력이 약화함을 느끼게 된다.

▲ 21C 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출시된 EF 쏘나타는 ‘Elegant Feeling(우아한 느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유선형 디자인을 뽐냈다. 사진출처:Autowp.ru, Hyundai Sonata

레간자가 신차효과를 한창 받고 있던 1997년을 지나 1998년이 되었다. 현대는 4세대 쏘나타 ‘EF 쏘나타’를 출시한다. 사실 1998년은 우리나라에 IMF의 깊은 늪이었던 시절로써 현대자동차에게도 좋은 해가 될 수 없었다. 특히나 기존 현대 쏘나타, 기아 크레도스, 대우 레간자로 비치는 중형시장 3파전에서 오래전부터 자동차 시장 진출을 원했던 삼성까지 진출하게 됨에 따라 현대에겐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해였다. 더욱이 거의 동시에 출시한 삼성의 첫 차 'SM5'가 중형차 판매 1위를 달성하면서 신형 쏘나타에 암흑이 드리우게 되지만, 공교롭게도 삼성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간의 빅딜논의와 EF 쏘나타의 뒷심으로 다시 중형차 판매 1위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시기가 시기였던 터라 전체 국산차 판매 1위는 대우자동차의 경차 ‘마티즈’에 넘기고 만다.

EF 쏘나타는 기술제휴선이었던 미쓰비시의 그늘을 벗어난 첫 차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존 시리우스 엔진 등 파워트레인에 미쓰비시의 기술이 녹아있긴 했지만, 최고급 트림인 2.5 V6 GOLD 모델에 현대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V6 델타엔진을 처음 적용하여 미쓰비시와 서서히 결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의 그늘에서 벗어나 파워트레인 독자개발과 차량 개발 능력 등을 인정받아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EF 쏘나타는 사이드에어백, 뒷좌석 유아용 시트, A/V 시스템을 이용한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더 진보된 안전시스템과 편의사양으로 고객들을 맞이했다. 앞서 언급한 2.5 V6 GOLD 모델의 경우 국내형 쏘나타 최초의 V6 엔진이 적용된 첫 차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쏘나타Ⅱ에 이은 새로운 유선형의 디자인으로 중형차 시장에서 주목을 끌게 된다.

2000년 9월, 현대자동차가 2002한일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된 것을 기념하는 2002한일월드컵 기념모델을 출시하면서 ‘수퍼트로닉 CVT’를 처음 선보인다. 이는 국산 중형세단 최초의 무단 변속기 적용사례로 불리는 것으로, 무단 변속기(CVT)는 기존 변속기가 정해진 기어비에만 변속이 되어 때에 따라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완하여 차량 구동 상태에 따라 기어비를 조절하여 차량이 움직이도록 하는 변속기로서, 당시 최신기술로 불리는 변속기 중 하나였다.

한편 2001년, IMF의 여파가 아물기 시작하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기아자동차는 경쟁사였으나 현대자동차에 인수되면서 한 가족이 되었고, 삼성자동차는 프랑스 르노에 인수되어 르노삼성자동차로, 대우자동차는 1999년 워크아웃 이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미국 GM으로의 인수가 점쳐지던 때였다. 이런 상황 속 각자 중형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현대차 역시 1998년 출시한 기존 EF 쏘나타에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다. ‘뉴 EF 쏘나타’로 명명된 이 차는 기존 EF 쏘나타보다 더 풍성한 크기와 디자인을 자랑했는데, 지난 쏘나타Ⅲ가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것처럼 뉴 EF 쏘나타 역시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를 베낀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쏘나타는 한창 택시기사들의 입소문과 안정화된 차량 내구성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던 SM5와 다시 경쟁하게 되고,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중형시장의 황금기를 구가하게 된다.

 

그리고 2004년, 국산 중형차의 혁신으로 불리는 차가 탄생하게 되는데…….

백주인  hbs948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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