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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그리고 대한민국

  ‘허드슨의 기적’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허드슨의 기적은 2009년 1월 15일 발생했던 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를 이르는 말이다. 이 사건은 이륙 2분 후 비행기의 엔진 2개 모두가 버드 스트라이크로 작동이 중지된 상황에서 허드슨 강에 사망자 없이 비상착륙 한 사건이다. 전 세계가 이 사건을 주목했으며, 기장이었던 체슬리 설렌버거는 영웅이 되었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포스터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비단 영웅담만을 담고 있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회, 특히 큰 사고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대한민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첫 번째는 기장이 사고를 대처하는 자세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준석 선장은 별다른 방송도 없이 신분을 숨긴 채 제일 먼저 배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설렌버거 기장은 달랐다. 엔진이 작동을 멈춘 즉시 재점화를 시도하는 등 상황을 파악하고, 관제탑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다. 또한 허드슨 강을 착륙지로 정하는 과정에서 부기장에게 “Any other opinion?”이라고 묻는 장면은 그의 침착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절망감과 부러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물이 차오르는 비행기 안에서 끝까지 생존자를 찾으려는 승무원의 모습은 직업정신과 책임감이 실종되어가는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기에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반대로 상명하복의 문화가 존재하고 아직까지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진심으로 아랫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자세는 부러움을 주었다.

  두 번째는 성과와 연봉에 관한 것이다. 영화의 전개를 이끌어 가는 것은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 이하 NTSB)의 사고 조사 과정이다. 사고 조사를 하며 NTSB의 공무원들은 허드슨 착수를 결정한 기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 운행 기록상으로는 왼쪽 엔진이 켜져 있다는 주장을 하고, 허드슨 강이 아닌 테터보어나 라과디아 공항으로 착륙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뮬레이터까지 동원한다. 그러는 중에, 설렌버거 기장은 아내와 통화를 하며 자신의 커리어가 수포로 돌아가고 연봉이 삭감될 수도 있다며 걱정을 표현한다. 여기서 많은 고민이 들었다. 155명을 살렸는데, 본인 과실로 인한 사고가 아님에도 징계에 처해진다는 결과에 대해 많은 회의감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이었다.

  성과연봉제는 말 그대로 업무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이다. 물론 자본주의의 기본 이념은 일한 만큼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과연봉제의 도입이 비판 받는 이유는 무분별한 도입 때문이다. 2016년 11월 21일 기준으로 54일째를 맞는 한국철도공사 전국철도노동조합 총 파업이 그 예다. 철도 기관사가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이며, 어떻게 그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경쟁 만능주의, 시장 만능주의의 단적인 예다. 사람의 생명이나 직업적인 특성을 무시한 채, 경쟁 만능 논리를 대입하는 것은 그저 임금 하향평준화를 위한 명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NTSB 공무원과의 책임 공방이나 임금하락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한다. 극적인 분위기를 위한 영화적 연출 이었을 뿐, 실제 NTSB 측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매우 명확했기에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았다. 설렌버거 기장 역시 영화의 연출이 너무 과장되었다고 주장했기에 영화 속 NTSB위원들은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물론 이런 허구성을 감안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는다. 오히려 허구라는 것이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최윤성  diavelco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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