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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보는 은밀한 시선, 몰래카메라

  ‘찰칵!’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가운데 소리도 없이 다른 사람을 찍는 숨겨진 시선이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바닷가, 지하철, 심지어 화장실까지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인터넷에 배포해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신체 일부가 찍히고 있지만, 숨겨진 카메라를 알아차리기엔 너무 은밀하고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몰래카메라를 기자가 취재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몰래 녹음을 하거나 녹화하는 취재방식으로써 사용됐지만, 점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단으로 촬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몰래카메라를 악용한 범죄는 2011년 1,523건에서 2015년에는 7,623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소의 구분 없이 범죄가 발생하고 있지만 특히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봄․여름철에는 더욱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역 계단 등을 올라가는 여성의 뒤에서 하체의 일부분을 찍거나 거리에서 몰래 촬영해 유포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게다가 작년 8월 중순에는 워터파크 탈의실과 샤워실에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촬영된 몰래카메라 영상이 유포되면서 많은 피해자가 피해를 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오히려 몰래카메라의 판매량은 더욱 늘어났으며 몰래카메라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시장에서도 누구나 쉽게 기기를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몰래카메라는 안경, 넥타이, 펜 등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형태부터 심지어는 작은 쌀알만 한 초소형 크기의 카메라까지 맞춤형으로 구매할 수 있다. 반면 몰래카메라 범죄가 늘어나면서 카메라를 찾아내는 전문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탐지장비보다 몰래카메라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해 업체들이 카메라 탐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초소형 몰래카메라의 크기

  2012년 10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내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도촬 등을 방지하기 위해 효과음이 나도록 의무화했지만, 현재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무음 촬영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어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대부분이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사진이나 영상들은 피해자들이 쉽게 발견하고 신고하기 어려운 사이트에서 주로 배포되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이 피해 자체를 알아차리기가 어렵고 피해 사실을 발견해도 이미 시간이 흘러 사진을 수거하지 못하거나 가해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몰카 범죄를 저지르다가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 적발됐을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범죄 처벌특례법)이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악질적인 범죄가 다양해지는 현실에 비해 처벌수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몰래카메라가 빠르게 성장하며 성범죄뿐만 아니라 각종 보안 문제, 저작권 문제 등 이로 인한 범죄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지금 하루빨리 법을 개정하라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쉽게 사고팔 수 있는 허술한 시장구조부터 현저하게 낮은 처벌수위까지 법과 제도적인 규제를 통해 통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몰래카메라 범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은채 기자  comm13@sunm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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