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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군대인가 지성인의 공간일까

 최근 들어 대학교에서 군기를 잡는 행위들이 인터넷에 제보되어 쟁점이 되는 일이 잦다.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대 ○○학과 군기 많이 잡는다는데 어때?’라며 예비대학생들이 남긴 근심과 걱정 가득한 글들이 수두룩한 것을 볼 수 있다. 왜 신입생들은 입학도 하기 전에 대학교 선배들의 군기 문화를 걱정해야 하는 것인가.

 얼마전 ○○대에서 신입생 투신사건으로 이슈가 됐다. 그 신입생의 투신 이유는 학교 선배들의 지나친 군기 때문. 그들은 자신들이 군기를 잡는 이유는 우리 학교 학과의 전통이고, 특성임을 알려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신입생들이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군기를 잡는 것이 자기들만의 일종의 문화인 것이다. 군기를 잡고 있는 자신들도 ‘나도 처음 새내기였을 때 그랬었다’, ‘그때보다 약한 것이다.’ ‘지금 하는 건 별 것도 아니다’ 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또한, 그들은 인사를 제대로 안 할 시 신입생들을 집합시켜 온갖 폭언과 폭행을 마다치 않는다. 그러한 행위는 신입생과 재학생들의 친목 도모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화장실을 갈 때 일렬로 줄 서서 가야 한다든지, 화장한 학생들에게 화장을 지우라고 명령하며, 인신공격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 전통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지는 선배들의 군기행위

 또 다른 ○○대 항공과에서는 그 학교에 들어온 순간부터 핸드폰을 꺼놔야 하고, 학교 내에서는 이어폰 착용이 금지된다. 심지어는 선배들에게 군대에서조차 지양하고 있는 ‘다나까 체’를 써야 한다. 또한, 학교 내에서 커피나 음식을 절대 들고 다니면 안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어떤 대학교에서는 ‘해오름제’ 라고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술을 마시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신입생들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해도 절대 방 밖으로 보내주지 않아 선배들과 신입생이 모인 그 방 안에서 용변을 본 신입생들도 많다. 페이스북 각 학교 대나무숲에는 ‘○○과 군기를 고발합니다‘라고 올려진 게시글이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학 학과 똥군기’ 제목을 달은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그들의 문화’는 대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상당히 굴욕적이고,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된다. 과연 이러한 문화가 과연 학과의 전통이라는 명목하에 폭력과 폭언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일까? 고작 그 작은 대학 사회 내에서도 철저한 위계질서, 권위구조에 굴복해야 한다는 것이 신입생이 따라야 할 의무라면, 또한 그것이 지속하여 정말로 대학에서 겪어야 할 ‘전통’이 되는 것이라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스무 살 신입생, 가장 아름다운 나이이고, 많은 꿈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했을 것이다. 저마다의 청춘을 즐겨야 할 시기에, 폭력과 폭언이 문화로 치부되는 군기를 감당할 의무는 없다. 군기 문화를 주동하는 그들도 신입생들에게 ‘선배’라는 이유 하나로 악행을 자행하는 것이 범죄라는 것을 속히 깨닫기를 바란다.

 

최수인  chltndls02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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