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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완이를 지켜주지 못한 태완이 법

 

   
▲ (사진_marke.tistoy.com)

1999년 5월 20일, 환하게 웃으며 집 밖을 나선 아이가 까맣게 변한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나쁜 아저씨를 꼭 잡아달라며 온몸에 3도 중화상을 입고 시력마저 잃은 채 49일을 버텨낸 아이는 결국 부모의 곁을 떠났다. 이 사건은 1999년 5월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에서 故김태완 군이 의문의 남자에게 당한 ‘황산 테러 사건’이다.
유일한 목격자였던 故 김태완 군의 친구 이 모 군의 증언은 농아라는 이유만으로 증거 불충분처리가 되었고 직접적인 피해자 태완이 또한 동네 주민이자 병원까지 동행한 A씨를 범인으로 수차례 지목했지만 검찰은 아이가 어리고 피해 아동인 태완이의 증언과 A 씨의 진술 간에는 다른 점이 있으므로 가해자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A 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故 김태완 군의 부모는 대법원에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지난해 7월 4일 재정신청(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직접 사건을 재판에 넘겨달라고 신청)을 냈지만 지난 2월 기각됐다. 이에 재항고했지만 대법원은 재항고를 기각했고 결국 2014년 7월 7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범인을 잡지 못하게 되었다.
살인 공소시효는 15년이었지만 2007년 법 개정을 통해 25년으로 늘어났고 24일 본 회의에서 찬성 199명 기권 4명으로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태완이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정작 ‘태완이 사건’은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항고가 최종 기각되어서 적용되지 않는다.
故 김태완 군의 부모는 병상에 누워있는 아이에게 “태완아, 아빠가 나쁜 사람 잡아서 꼭 혼내줄게.” 라고 약속했지만 지켜줄 수 없게 되었다. “아이가 고통으로 헤맨 그 골목을 기었다. 땅바닥에 있는 이상한 모든 것에 입을 대어봤다. 시큼한 그 맛을 확인하기 위해, 그 범인의 행적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온 동네를 뒤졌다. 쓰레기통도 뒤졌다.” - 실제 故 김태완 군 어머니가 쓰신 병상일지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 중 일부
최근 5년간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은 16건으로 연 평균 3.2건이다.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태완이법이 통과되며 이에 따라 목격자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었던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도 폐지되었으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소시효가 끝나며 미궁 속으로 빠질 뻔한 또 다른 살인사건들의 해결기회가 확대되었지만 정작 태완이법의 주인공 故 김태완 군 사건의 범인은 영원히 잡지 못하게 되었다. 

글 라은채  comm13@sunm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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