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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가치’에서 ‘가치의 변화’로

가끔 내가 일상에 권태를 느끼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 때쯤, 매일 매일 습관적인 일상을 계속하다 가치라는 단어에 둔감해진 나를 찾을 수 있었다. 오직 가치 있는 건 당장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 되었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지금의 우리가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것은 불편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마음 한 조각, 글자 하나가 모든 가치를 가지던 때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변화는 급격하게 일어나서 처음에는 아무도 가치의 이동을 목격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또한, 변화가 있는 곳에는 변화를 지속하려는 사람들과 변화를 멈추려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떤 변화에든 마찬가지이며 이미 일어난 변화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에 익숙해질수록 이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되돌릴 필요도 없고, 되돌리기도 힘들어진 지금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가치의 이동이다.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그만큼 각자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짐으로써 자신의 가치에 너무 오만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현실의 어려움에 부딪혀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으로 전락시켜버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가끔 좌절과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인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공부, 취업, 연애 등 어떤 방향에서든 말이다. 우리는 가치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어떤 대상이 그 대상으로 하여금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아야만 가질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가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 각자가 마음대로 붙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각자가 가치를 주는 것에 대한 기준은 전부 다르고, 어떤 대상에 대한 인식과 감정도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한 육체에 하나의 정신이 있고 우리는 각자가 그것을 하나씩 인식하며 살아간다. 이를 전제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야지만 주변의 많은 것들이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치를 주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인식되는 것이다. 추상적인 개념들은 대부분 그렇다. 나의 추상적인 가치를 누가 평가하고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 시작은 나여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전부 거짓이며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은 나를 잘 알 수도 있고, 내가 내놓은 객관적인 결과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들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도 물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처럼 사람들의 인식은 변해가고 있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것이 예전보다 쉬워졌기 때문이다. 가치를 구매해서 나의 능력치를 높일 수 없듯, 그 어떤 누군가도 나의 가치를 빼앗아 갈 수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혁신에 주목한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언젠가 우리가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을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어야 할 것이다. 쉽게 나의 가치를 저버리거나 나의 가치를 내가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우리의 가치를 알아봐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다.

   
 

 

 

 

글 김지나  jn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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